실력
군대 전역하고 지난 2년간 여러 경험을 해보면서 시야가 넓어지긴 했지만, 게임 개발 실력이 성장했는가를 되돌아보면 쉽게 그렇다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 이번에 인턴십을 지원해보면서 나는 아직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처음엔 3인 이하의 인디게임 위주로 작업했던 나의 경험을 잘 어필하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실 기업이나 취업은 둘째치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게임 개발에 임하는 나의 태도, 크게 보면 프로그래밍에 대한 나의 태도에 문제가 있었다.
나는 어느 정도 실력이 된 후에 그 실력으로 만들 수 있는 게임들만 만드려고 했다.
변명하자면, 최근 몇 년간 재밌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에 목표를 크게 잡았지만 자꾸 실력이 부족해 프로젝트를 뒤엎으니 욕심을 덜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뭔가를 만들고 싶어도 그게 힘들어 보이거나 오래 걸리는 것 같으면 부딪히지 않고 타협했다. 완성을 최우선의 목표로 했다. 그래서 성장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프로그래밍 실력은 언제 성장할까? 새롭게 배운 지식으로 뭔가를 만들어보고 삽질 할 때가 아닐까?
아니면 일단 부딪혀보고 만들어보면서 그와중에 얻는 지식으로 성장하는 것이 아닐까?
과거의 나는 뭣도 모르는 상태에서 멀티플레이어 게임을 만들어보려고 도전했었고, 실패했다. 그러나 그 경험으로 인해 학교에서 배우는 운영체제와 시스템 프로그래밍에서 스레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고, 개발할 때 어떤 점이 문제가 되는지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관련 지식이 늘게 되었다.
이런 과정을 계속해서 반복해야 하는데, 나는 빨리 출시하거나 완성할 생각에 급급해서 중요한 것들을 놓쳤던 것 같다. 학부생 때가 다른 것에 연연하지 않고 기반을 다져놓을 수 있는 제일 좋은 시기인 것 같은데, 막 학기에 이걸 깨달아서 좀 아쉽다. 하지만 여태까지는 인디게임 출시의 꿈이 너무나도 컸기 때문에 100,000명의 내가 있어도 그중 95%는 나와 똑같이 했을 것이다.
이제는 간단한 게임은 만들어 보고 싶은 만큼 만들었고 성장의 한계에 부딪혔으니 좀 더 기술적인 요소가 가미된, 만들기 어려운 게임을 만들어 볼 때가 된 듯 하다.
어쨌거나 나의 궁극적인 목표는 회사에서나 팀으로나 개인으로나 사람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취업을 목표로 공부를 한다기보다 이 궁극적 목표에 초점을 맞추고 도전과 성장을 반복하다 보면 언젠가 나를 원하는 회사도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처음엔 블로그를 솔직히 이력서에 첨부하기 위한, 나를 보여주기 위한 블로그로 시작했지만 목표가 생겼다. 나의 성장 과정을 기록해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조금이나마 게임 개발 입문과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또 나도 글을 다시 보면서 안 까먹고 동력을 좀 더 잃지 않게 되는 장점도 있다.
취업
요즘 금리 인상, 물가 상승으로 경기 침체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하반기가 되어봐야 알겠지만 내 생각엔 우리나라 경제는 거의 침체될 것 같고 소비 심리도 많이 줄어들 것 같다. 그에 따라 기업들의 채용 규모도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원래는 되도록이면 중견 이상 기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하는 것이 내 목표였지만, 주변 얘기를 들어보니 회사에서 경험을 쌓는 게 제일이라고도 하고 현 상황에서는 쉽지 않을 것 같아서 일단 내년 상반기까지만 취준을 해야 할 듯...
그리고 클라이언트를 계속 팔까 하다가... 클라이언트는 렌더링을, 서버는 iocp를 공부해야 해서 사실 둘 다 새로 해야 하는 건 마찬가지고... 내가 자신 있는 건 선형대수보다는 CS기 때문에 서버 쪽을 팔까 고민 중이다. 사실 클라이언트 쪽을 생각한 것도 처음 시작할 때 유니티 입문이 쉬워서 택한 거지 별 다른 생각이 없었는데, 이제 와서 좀 고민이 된다. 대규모 동접 서버를 꼭 한번 경험해보고 싶기도 한데... 지금은 일단 언리얼로 강의 들으면서 멀티플레이 게임 만들어보고 결정하려고 한다.
결론
뭐든 아무튼 나의 길을 꾸준히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