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봤다고 말하긴 좀 플레이타임이 짧지만 그래도 맛은 봤으니 어떤 맛이었는지 정리해볼겸 써본다.
이번에 슈퍼 익스프레스라고 만렙권 + 일반 고인물 유저들 부캐정도의 아이템을 공짜로 주는 이벤트를 하길래
그걸 받아서 키웠다. 다른것도 워낙 많이 주긴 했는데 뭔지는 잘 모르겠고 유저들 말로는 아무튼 비싼거 줬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미를 못붙였다.
일단 나는 RPG를 할때 거의 장비(아이템 레벨)맞추는 재미로 하는데, 동기부여가 잘 안된다.
하고싶어서 한게 아닌 할 게임이 없어서 그냥 해본거라 그런걸수도 있다.
같은 게임이여도 하고싶을때 하는거랑 아닐때 하는거랑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그리고 내가 하고 싶다 라고 느끼려면 당연히 내 취향에 맞는 게임이여야하고, 내가 게임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여야한다.
로아가 내 취향인가?를 생각해봤을때는 취향인 쪽에 더 가까운 것 같지만 확 끌리진 않는다.
게임을 할 수 있는 상황인가?를 생각해봤을때는 하려면 할 순 있는 상태.
일단 이도저도 아닌 상태에서 플레이를 해봤는데 직접 해보니 또 생각이 바뀌었다.
취향과 상황 둘 다 아닌 것 같다.
로아에서 컨텐츠를 즐기려면 필요한 장비와 소모성 아이템이 있는데
장비는 그 컨텐츠에 나오는 몹을 때려잡기 위한 필요 템렙이 최소한의 조건이다.
(각인, 트라이포스라고 더 빡센거 있긴한데 굳이 그거까지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템렙을 올리려면 무슨석, 무슨돌파석, 골드를 모아서 장비를 강화해야하는데 확정 성공이 아니고 확률이다.
다행히도 강화실패를 하면 템도 안깨지고 장인의 기운이라는 게이지가 쌓여서 성공 확률을 조금씩 올려주긴 하는데
재료는 그대로 소비되기 때문에 다시 파밍해야한다.
소모성 아이템도 말그대로 소모성이기 때문에 다시 구해야한다.
무슨석과 무슨돌파석은 카오스던전과 가디언토벌로 수급하면 되는데 매일 루팅횟수가 정해져있다.
소모성 아이템은 직접 만들수도 있고 골드로 살 수도 있는데, 골드는 거의 모든 컨텐츠를 해서 벌 수 있지만 대부분 일퀘, 주간퀘다.
그래서 매주, 매일 숙제를 해야하는데 솔직히 숙제가 재미없진 않다.
하지만 그렇게 계속 숙제를 해왔는데도 강화가 실패했을 경우 그 재료를 다시 파밍해야 하는데
파밍 속도는 매주, 매일 수급량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온전히 시간 싸움이거나 골드로 해결 해야한다.
골드는 결국 다른 컨텐츠를 해서 벌긴 벌어야 하는데, 마찬가지로 수급량이 정해져 있는데다가(어느정도 운에 의해 변동은 있겠지만 기대값) 그런 컨텐츠를 하기 싫거나, 귀찮거나, 시간이 없으면?
억지로 다른 컨텐츠를 하거나 현질을 하지 않는 이상 최소한 내가 하고 싶은 숙제만 하면서 키워야 한다.
강화 성공을 해도 성공 확률이 더 낮아지고 재료소모량도 많아지는데 템렙은 조금 오르기 때문에
플레이 할 수 있는 컨텐츠도 쪼끔밖에 안늘어나고 재료수급은 더 열심히 해야한다.
그래도 컨텐츠들이 재미없진 않으니까 계속 꾸준히 해볼까? 라는 마음으로 한다고 해도, 강화를 성공할 수록 재료가 더 많이 들고 본캐 수급량이 딸려서 부캐를 키우고 이런 상황이 될 것 같은데... 그럴만한 시간이 없다.
그럼 현질을 하지 왜 안하니? 하면 쪼렙때 현질을 해서 키우는게 단기간으로 보면 성장을 더 빠르게 할 수 있지만
어차피 재료 소모량 증가로 부족한 시점이 올테니 장기간으로 보면 결국 똑같을 것 같다.
내가 워낙 부분유료게임에 돈을 잘 안써서 '지금 스펙업이 안돼서 과금을 해서 템렙을 올려. 그래서 재밌어졌어. 근데 나중에도 똑같이 스펙업 막혀서 더 과금을 해야되는 순간이 올까?' 생각해봤을때 그런 것 같으면 그냥 안쓰는 편이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로아는 내 생각에 그런 것 같다.
재밌다가 막혔을때 과금보단 재미가 어느정도 상승하면서 유지될때 과금을 하는데 그런 부분유료게임이 많이 없다.
게임 자체 컨텐츠는 재미없진 않은데 스펙업 방식때문에 취향에 안맞기도 하고 시간적 여유도 안되는 것 같다.
와우를 해서 숙제게임에 질려버린건지 모르겠지만 숙제게임을 하면 게임에 끌려다니는 느낌을 받는다.
나중에 여유 있을때 다시하면 재밌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재미가 없다.
나름 정리하면서 썼는데 재밌게 하는 분들 입장에서 보면 도저히 납득이 안될 것 같긴 하다
사실 그냥 "취향차이" 네 글자면 끝나겠지만 내 주관적인 게임 취향과 재미를 느끼는 부분에 대해서 정리해보고자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