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닐 때 방학 중 요리를 직접 해 먹어본 적이 있다.
유튜브에서 찾아서 해보니까 의외로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
그 뒤로 가끔씩 해먹고는 한다.
요즘은 인터넷에서 레시피도 쉽게 찾아 볼 수 있고 재료도 구매할 수 있어 정말 그대로 따라하기만 한다면 맛은 보장된다.
사실 단백질과 동물성 지방이 들어가면 무조건 맛있어진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 고기를 볶고 나서 미역과 물을 넣고 끓인다 => 무조건 맛있음
- 마늘, 새우, 베이컨을 볶다가 스파게티 면을 넣고 볶는다 => 무조건 맛있음
그러다가 여자친구가 어느 식당에서 명란파스타를 먹어봤는데 맛있다고, 직접 만들어달라고 했다.
원래 해산물을 잘 못먹어서 생굴도 잘 안먹고 명란젓도 먹어 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만들지 난감했다.
늘 하던대로 유튜브에서 보고 만들긴 했는데, 먹어보니 원래 이런 맛이 나는건지... 맛이 있는건지 없는건지도 잘 모르겠다.
내가 여태 해봤던 요리들을 그래도 무난하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게 왜 맛있는지 어렴풋이 알고 있었고 그래도 많이 먹어봤기 때문이었구나. 라는 것을 깨달았다.
(사실 육류가 치트키이긴 하지만)
이게 왜 맛있는지 모르고 먹어본 적도 별로 없다면, 잘 만들기는 참 어렵겠구나.
개발도 그렇지만 요리도 마찬가지이구나 싶던 순간이었다.
태어날때부터 해산물을 안좋아해서 안먹어버릇 했기 때문에 완성한 뒤에도 스스로 맛 판별이 불가능했다.
이게 맛있는지 없는지 모르는데, '다음엔 이렇게 하면 더 맛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떠오를리가 없었다.
그래서 명란 크림 파스타는 나에게 어려운 요리이다.
그래도 피드백 받고 명란 크림 파스타 2차 시도를 했을 때는 어느정도 흉내는 가능하긴 했었다.
내 입맛에는 영 맞지 않았지만...
요리도 설명서대로만 하면 결과물이 그럴싸하게 나와서 좋아하는 취미인데, (인풋 아웃풋이 아주 정직하다)
나에게 생소한 재료를 바탕으로 해보니 마냥 그렇지만도 않아서 참 신기한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