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패스오브엑자일'이라는 게임을 알게 되어 하는 중인데, 이게 무슨 게임이냐면 2018년도쯤에 카카오게임즈에서 서비스를 시작해 한국어를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핵앤슬래시 장르의 게임이다. 디아블로2에 영감을 받아서 만들었다곤 하는데 디아블로2를 해보진 않았기에 둘이 닮은점이 얼마나 있는진 모르겠으나 이 게임은 스킬 시스템이 상당히 흥미롭다고 느꼈다.
패시브 노드
레벨업하면서 얻는 포인트로 패시브를 찍을 수 있는데 갯수가 엄청나게 많다. 캐릭터별로 시작지점이 다르긴 하지만 결국 노드간에 서로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독창적인 트리를 만들 수 있다. 예를들어 네크로맨서가 함성스킬을 생존기제로 사용하기 위해 "소집"을 찍을수도 있는데, 소집을 찍게되면 함성을 캐스팅모션 없이 즉시시전이 가능하다. 소집은 근접빌드 트리에 있지만 최대한 쓸모없는 노드를 배제하고 찍으면 지능법사인 네크로맨서도 사용 가능한 것이다.
이처럼 자신만의 독창적인 빌드를 만드는게 가능하다. 하지만 RPG게임이 으레 그렇듯 효율적인 스킬들만 주로 사용되기 때문에 좀 퇴색되는 감이 없잖아 있다. 그리고 게임이 출시된지도 오래되어 자신만의 독창적인 빌드를 만들어도 막상 찾아보면 이미 만들어져 있는 빌드라는 말도 있다. 이를 막기 위해 개발사에선 패치마다 대규모 밸런스 패치나 신규 아이템 추가로 특정 빌드가 고착화 되는걸 막고 있다.
또 패시브 갯수가 많다보니 필연적으로 따라오는게 바로 직관성 문제인데 이 부분은 장점을 살리기 위해 거의 포기한 것 처럼 보였다. 사실 독창성, 자유성을 살리면서 직관성도 살리는건 누가 해도 거의 불가능할 것 같지만 신규유저 입장에선 좀 아쉬웠다.
스킬 젬 시스템
보통 액티브스킬도 스킬포인트로 찍는 반면 poe는 '스킬젬'이라는 아이템을 얻어야 한다. 이 젬을 장비의 소켓에 착용하면 해당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소켓이 있는만큼 액티브 스킬을 내맘대로 꼈다뺐다 할 수 있고 스킬이 직업이나 캐릭터에 국한되지 않으니 좋다. 그런데 젬도 패시브만큼이나 많아서 어떤 스킬들을 사용해야 괜찮은 성능을 낼지 초보 입장에선 골치아프다. 물론 패시브와 마찬가지로 연구가 많이 되어 특정 빌드는 어떤 스킬을 주로 사용하는지 최소한의 틀은 정해져있다. 하지만 취향에 따라 다른 스킬을 사용하기도 하고 어디까지나 플레이어의 자유다.
젬도 빨강, 초록, 파랑젬이 있는데 각각 힘, 민첩, 지능을 필요로하고 근접공격, 원거리, 주문을 뜻하지만 제한받는 느낌은 아니다. 같은 색깔의 젬소켓에 낄 수 있지만 소켓 색깔은 바꿀 수 있고 스텟도 템으로 맞추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젬 링크 시스템
사실 두번째에 연결되는 거긴 한데 그래도 스킬 자체를 장비에 착용시켰다 뺐다하는것도 독창적인 것 같아 분리해서 써봤다. 장비의 젬소켓은 장비 종류에 따라 6개까지 연결될 수 있는데, 연결된 소켓에 장착된 젬들은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액티브 스킬젬을 하나 장착하고 나머지 소켓에 '보조' 태그가 달린 젬을 장착하면 된다. 보조 젬도 종류가 다양해서 일반적인 투사체 발사 스킬을 '다중 투사체'젬으로 투사체를 여러개 만들거나 주문 토템'젬으로 스킬을 대신 사용해주는 토템을 소환하는 등 같은 액티브 스킬이여도 다르게 만들 수 있다.
어떻게 이런 시스템을 개발했는지 궁금한데, 젬 별로 태그가 있는데 이 태그를 활용해서 A태그 액티브젬 - A태그 보조젬 - A태그 보조젬 - AB태그 보조젬 - B태그 액티브젬 이런식이면 태그 검사해서 각 A,B 액티브 젬에 효과 추가할 것 같다. 근데 같은 액티브여도 보조젬에 따라 바리에이션이 많은데 이걸 얼마나 스크립트상으로 노가다를 했을지, 아니면 기교(기술)로 유연하게 만들었을지도 궁금하다.
마무리
스킬 시스템은 이거로 끝이고 다른 시스템인 리그라던가 크래프팅도 있긴한데 그건 큰 영감을 못받아서 뭐라 적을건 없다... 서비스 기간이 꽤 길다곤 하지만 이런 시스템을 만드는게 쉽진 않을 것 같다. 요즘도 신규 스킬젬이 계속 추가되는 것을 보면 기본 베이스를 탄탄하고 유연하게 만들어놓고 스킬 베이스들을 조합해서 새로운 스킬을 만들어 내는듯하다.플레이하는것도 재밌지만 이걸 어떻게 만들었을까도 궁금해지는 게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