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메이플스토리에서 확률조작이 논란이 되고 있어서 검색을 해봤다. 잘 알진 못하지만 대충 요약을 해보자면...
완전 무작위(모든 옵션의 확률이 동일) 옵션 부여인줄 알았던 것이, 옵션마다 가중치가 정해져있어 부여 확률이 다르다.
설명에는 "아이템 옵션이 무작위로 설정됩니다"라고 써져있지만 사전적 의미의 무작위와는 맞지 않는 메커니즘이다.
처음 봤을땐 유저에게 정확히 고지를 안해서 문제가 됐구나 싶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것만으론 이렇게 크게 논란이 될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내가 요즘 하는 패스오브엑자일(이하 POE)도 마찬가지로 "무작위"지만 가중치가 부여된 무작위이고, 템을 직접 크래프팅하는 유저들도 상당히 많다. 하지만 그 가중치마저도 게임사에서 공개한 것이 아니고 해외 유저가 만든 db사이트에 들어가야 볼 수 있고, 이 가중치 값이 어떻게 나온건지 또한 명확하지 않다.
나는 메이플을 버닝이벤트때 수박겉핥기식으로 레벨업만 해봤기 때문에 잘 모른다.
사실 하나만 잘 알고 나머지는 모르는 상태에서 비교한다는게 말이 안되긴 하지만
내 나름대로 이 논란을 이해하기 위해서 POE와 비교해서 생각을 해봤다.
비슷한 점
POE에는 아이템에 옵션을 부여하거나 새로운 옵션으로 바꾸는 제작(크래프팅)시스템이 있다.
보통 '오브'종류의 아이템을 장비 아이템에 사용해서 옵션을 바꾼다.
물론 유저가 원하는 옵션은 더 강하고 좋은 옵션이겠지만, 그 결과물은 무작위로 정해진다.
그런데 사실은 poedb사이트를 보면 옵션마다 다 가중치가 있어 옵션마다 뜰 확률이 다르다.
(메이플은 가중치 부여된 확률이 최근에 공개됨)
다른 점
크래프팅에 필요한 소모성 아이템(오브)의 수급량이 메이플에 비해서 훨씬 많고 인게임 아이템으로 거래가 가능하다.
(물론 현금으로도 거래하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현금으로 크래프팅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듯)
수급처 또한 인게임 내 사냥이나 각종 컨텐츠로 다양하다.
=> 시행횟수가 상대적으로 많고 부담감이 적다.
=> 메이플은 환불 수급량이 되게 적다고 들었음. 그래서 템받아서 거래불가 환불을 대신 발라주는 거래도 있다고 함.
옵션을 저격하기 위한 컨텐츠들이 여러가지 존재해서 원하는 옵션을 띄우고 싶으면 그 옵션이 잘뜨는 크래프팅을 하면 된다.
=> 사전적 의미의 완전한 무작위가 아니지만, 오히려 가중치를 이용한 크래프팅 선택지가 여러가지 있다.
=> 다양한 컨텐츠때문에 피해갈 수 없는 진입장벽 문제가 있긴 함.
=> 특정 컨텐츠 같은 경우(야수, 광산 등)는 원하는 크래프팅을 위해 시간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문제가 있음.
하지만 거래가 가능하고 대부분은 시행횟수당 소모되는 재화는 그렇게 많지 않음.
중간에 크래프팅이 망해도 수요가 있을 경우 팔아서 일부 재화를 다시 수급 가능.
운, 재화, 시간이 필요한 좋은 아이템은 공급과 수요 원칙에 의해서 시장이 책정한 가격으로 사고 팔 수 있음.
(좋은 아이템은 그만큼 비싸고 적당한 아이템은 적당하고)
poedb나 여러가지 사이트를 통해 제작 시뮬레이터, 가중치등이 공개되어 있음.
=> 원하는 옵션이 뜨려면 얼만큼 시행을 해야하는지 대략적으로나마 알 수 있음.
=> 근데 이건 공식 자료가 아닌데 어떻게 산출된건지 의문임.
정리하자면
poe는
유저가 선택할 수 있는 폭넓은 크래프팅 컨텐츠
크래프팅 간 자유로운 거래시스템
공개되어있는 가중치와 기대값
메이플은
크래프팅 수급량이 적기때문에 원하는 옵션을 뽑기 위해 소모되는 비용이 상당히 높음(몇십만, 몇백만원 단위인듯)
물론 그래도 투자하는 사람은 어느 게임이나 있음.
그런데 낮은줄로만 알고있던 확률이 실제로는 극악의 확률이거나 아예 0임.
여타 게임에 비해서 과금 천장이 되게 높은 듯하다.
내 생각에 메이플만 논란이 되는 이유는
poe는 보통 게임 내 재화 낭비로 끝나지만 메이플은 거기서 끝이 아니라 막대한 현금이 투입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게임이 수백만원의 현금으로 아이템을 만들어야 상위권에 갈 수 있는 구조라서 현금 사용을 유도한다는 점
아무튼 이런 문제가 있었지만 재밌게 하는 사람들은 계속 하다가
(과금구조가 좀 빡세지만 투자해서 할 사람은 하고 안할 사람은 안하고 그런 상황인듯)
갑자기 확률을 바꿔버려서 기존 유저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 되어 논란이 커진 것 같다
그리고 논란이 된 후에는 게임 내 메커니즘 외에도 사과문이나 보상 등의 대응이 상당히 문제가 됐었다.
어렸을땐 그냥 레벨업하고 사냥하던 메이플이 지금에 와선 강화, 확률로 범벅이 되어있는데
모두를 만족시키는 과금구조는 없겠지만 적어도 유저를 대하는 태도만큼은 개선해야 하지 않나 싶다...
그리고 개인적으론
게임 내 컨텐츠는 오직 게임 내 재화로만 거래가능하고
어려운 상위 컨텐츠라도 게임 내 재화, 아이템으로만 해결할 수 있게끔 하는게 제일 깔끔한 것 같다.
물론 또 다른 과금구조를 생각해봐야 하고 시간없는 게이머는 뒤쳐진다던지 인플레이션이라던지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