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하게 제목을 붙였지만 사실 본인 감상을 적어내리는 글이다...
최근 경제에 대해서 관심이 생기면서 어렸을때와는 게임 내 경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예를 들어 예전 온라인 게임들을 보면 몬스터를 사냥했을때 얻는 돈은 10원, 20원 수준인데 좋은 장비 아이템은 몇백, 몇천만원이었다. 그때 당시엔 왜 이렇게 비싼지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몬스터가 그냥 화폐를 무한대로 찍어내고 있었는데 그만큼 소비할 곳도 없었기 때문에 가치가 낮을 수 밖에 없던 것이다. 내가 했던 게임들을 되짚어보면,
패스 오브 엑자일
poe에서는 골드같은 화폐가 따로 존재하지 않고 아이템 제작에 사용되는 오브들(커런시)을 거래에 사용한다. 종류도 수십가지이며 적은 양으로 아이템을 강하게 만들 수 있는 오브일수록 드랍율이 낮다. 따라서 많이 드랍되는 오브는 그만큼 많이 사용되어 게임 내에 쌓이지 않는다.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당연하게도 유저들이 엔드컨텐츠를 무난하게 클리어할 정도의 아이템을 만들고 나면 커런시 소비를 하지 않는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리그가 열리고 한달정도 지나고 나서는 화폐가치가 어느정도 유지된다. 몇 가지 이유를 생각해봤는데, 시즌제로 운영되는 게임 특성상 보유 커런시가 많아도 그냥 게임을 접어버리는 유저도 있다. 또 여러 확률 크래프팅이 많고 성공 시 아이템 성능 또는 빌드 성능 천장이 매우 높은 편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커런시 소모를 하는 유저도 있다. 그리고 오브 종류가 애초에 수십가지이고 파워도 제각각이기 때문에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다는 게 큰 것 같다.
아무튼 잘 만들어져 있는데 내 경제 지식수준으론 좀 분석하기가 어렵다.
와우
몇년째 라이브중인 게임이다보니 골드가 쌓이다못해 넘쳐난다. 몇 가지 요소로 다시 골드를 회수하는데, 내 생각엔 새로운 확팩 출시할 때 pve컨텐츠에 필요한 전문기술 아이템(영약 등)과 수집품으로 해결하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유저가 소모하는 영약 물약 갯수, 채집할 수 있는 재료량 등등 데이터가 있고 이걸 통해서 조절한다거나... 정 안되면 겁나비싼탈것을 판다던가... 토큰도 있긴하다. 아마 토큰으로 회수되는 양이 제일 많을 것 같다.
그런데 이것도 작정하고 골드오토 돌리면 답없긴 할텐데, 와우는 이런 방법을 마련해놓고 오토를 잡는 방향으로 가는 듯 하다.
디아블로3 오리지널
지금 생각해보면 제일 답없는 구조같다. 골드 소모처도 별로 없거니와 사용해도 벌어들이는 양에 비해 엄청 적다. 그러다보니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경매장과 유저 거래를 그대로 유지했었으면 아마 대책이 몇가지 필요했을 것이다.
골드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유저에게서 골드를 회수해야 하는데, 그러기가 쉽지 않다. 세금을 내라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새로운 컨텐츠에서 골드를 많이 소모하게 하면 일반 유저들도 피해를 본다. (신규 제작이나 아이템 등)
기존 컨텐츠에서 골드를 많이 소모하게 해도 마찬가지다. (장비 수리비, 보석 조합비 등)
어떻게 보면 현실의 경제와 아주 비슷하기 때문에, 라이브 서비스중인 게임의 경제를 정상적으로 유지하는건 참 어려운 것 같다. 이브 온라인이 엄청 잘되어있다곤 들었는데... 해본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