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패스 오브 엑자일 시작한 게 3.11 수확리그 였으니 벌써 4년 전이다...
그 동안 리그 나올때마다 쉰 적도 있고 열심히 했던 적도 있었는데,
사실 빌드 욕심이나 돈 욕심은 크게 없어서 챌깨는 것 위주로만 플레이를 했었다.
근데 이번에 처음으로 알뜰살뜰 모아서 마법사의 피를 구매하는데 성공했다.
원래는 이번 리그 나온 후 한 일주일 정도 열심히 해서 4돌 딸 정도의 스펙만 만들어놓고
그 이후로는 공부니 개발이니 이것저것 한답시고 쉬엄쉬엄 하루 30분씩만 하고 있었다.
(퇴근하고 나서 게임하랴 개발하랴 학생때에 비해서 너무 개인 시간이 없어서 좀 슬프다...)
그런데 이번 5월 달에 휴일이 좀 많아서 쉬는 날에 틈틈히 (사실 거의 하루종일) POE만 했더니,
생각보다 커런시가 금방 모이는 것이다.
16티어 8모드 맵 돌면서 올플레임, 17티어 지도, 불씨 등등 이것저것 팔았더니 이틀만에 40딥이 모였다.
게다가 닌자를 보니 심상치 않은 것이 보였다.
헤헌, 마피 가격이 말도 안되게 낮게 형성되어 있었다.
듣기로는 17티어에서 엄청나게 드랍이 풀리면서 가격이 저렇게 되었다는데...
어찌됐든 poe하면서 한번 쯤 껴보고 싶었던 마피를 지금 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잠을 줄이며 엄청나게 달린 결과...
(나이가 들수록 점점 잠을 줄이면서 하는게 너무 힘들어진다...)
결국 구매완료 해버렸다.
사실 이거 갖고 뭐 해볼진 생각안해봤지만, 그래도 산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기념으로 글도 남기고 어쨌든 기분이 좋으니 된 것이다.
이 게임은 시간을 쏟는만큼 벌어들이는 재화도 몇십배로 늘어나고 그만큼 재미도 몇십배가 되는데, 맵 돌때마다 비싼거 드랍되면 아주 도파민이 뿜어져나온다.
유튜브 쇼츠 볼 거 없이 그냥 맵 몇 번 돌면 된다.
거의 슬롯머신이 따로 없다.
너무 재미있는 게임이다.
너무 재밌고 중독성도 있고 컨텐츠도 방대하고 업데이트도 주기적으로 해주는데 마이너한 장르 + 입문 어렵다는 점때문에 유저가 많이 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리고 아쉬운 점은 요즘 게임 하는 시간이 줄어들어서 인풋이 적으니 아웃풋도 적게 나오는 느낌... 바쁜 분들은 꾸준히 하는 게 아니면 재미보기가 좀 어렵다...
그래도 아이템 파밍, 캐릭터 빌드, 핵 앤 슬래시, RPG 아이템 경제, 시즌제(+아이템 리셋)
이 중 하나라도 관심이 있다면 반드시 해봐야 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근데 난 취향 맞으니까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거 겠지... 입문이 어려운 게임은 맞다...
친구와 우스갯소리로 잘 팔리고 흥하는 게임 만드는 법에 대한 얘기를 할 때가 있다. 뭐냐면,
"원작 시리즈의 팬들이 많지만 그 원작의 차기작이 죽 쑤고 있는 경우, 그것의 정수를 배껴다가 잘 버무려서 새로운 게임을 만든다."
패스 오브 엑자일이 딱 그런 경우인 것 같다.
이제 핵 앤 슬래시 장르는 디아블로 보단 패스 오브 엑자일이 메인스트림이 되어버렸다.
갑자기 뜬금없긴 하지만 크래프톤에서 개발중이라고 하는 '인조이'도 심즈랑 비교해보면 비슷한 상황인데
잘 만들면 심즈 팬들도 다 가져와서 흥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원작요소들을 잘 살린다는 가정하에...)
시티즈도 심시티에서 가져왔지만 다시 흔들리고 있고... 타르코프도 위태위태한 것 같고... 찾아보면 이런 후계자 자리 뺏을만한 기회가 은근 있다.
아무튼 POE는 재미 좀 보다가 이제 디아블로4 시즌4로 넘어갈 생각이다.
그러다가 라스트 에포크 1.1하다보면 다시 패스 오브 엑자일 다음 리그 나올 듯.
핵 앤 슬래시 사이클 뺑뺑 돌리다 보면 1년 금방 간다...